서울 가회동11번지 도시한옥주거지의 필지형성과정 연구

건축역사연구, 2014, Vol.23 No.5, pp. 47-60.

설명 discription

가회동 1, 11, 31, 33번지는 일제강점기에 대형필지를 분할해 만들어진 도시한옥주거지이다. 11, 31, 33번지는 일제강점기 불하받은 대형필지를 친일파2세와 건설청부업자에 의해 대규모로 개발된 공통점을 가지며, 지형적으로 가회로를 중심으로 동서로 구릉지에 위치해 있다. 가회동11번지는 가회동의 다른 대형필지의 개발과 유사하나 개발방식, 필지분할, 필지규모에 따른 도시한옥의 유형 분포 등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지형조건에 따른 도로 및 대지의 조성이다. 1, 31, 33번지의 경우에는 기존 막다른 도로에 이어 환형의 도로를 조성하고, 이 도로를 중심으로 필지를 조성한다. 반면 11번지는 기존도로를 활용하여 가회로와 계동(사립중앙고등보통학교)을 잇는 비교적 완만한 도로로 통과형 도로로 조성하였다. 동서방향의 급경사면은 단차를 두어 대지를 조성하고, 급경사의 계단 등으로 도로를 조성하였다. 또한 필지의 분할은 지형의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분필하여 원지형
(개발 이전 1922년 지형도 기준)을 비교적 유지하면서 개발되었다. 또한 축대 등으로 인한 높이차로 생긴 계동 15번지 일대를 11번지와 같이 개발하였고, 일부 축대, 절벽 등 대지로 사용하기 어려운 필지의 경우에는 20㎡(6평) 이하의 극소형필지로 분할하여 토지주의 명의로 하고 분양하지 않는 등의 특징이 나타난다.

둘째, 순차적개발과 다양한 규모의 필지로 조성되는 것이다. 개발 순서는 ‘①토지의 합필: 주변의 토지를 통합하여 하나의 필지로 조성 ②기존도로 중심의 토지분필: 기존 도로를 따라 10개 내외로 분필 ③도로(골목길)을 개설과 토지분필: 도로를 신설하면서 신설된 도로를 따라 필지분할 ④분필된 토지의 재(再)분필: 앞선 단계에서 크게 분필된 토지를 재분필하여 대지조성 ⑤토지의 미세조정과 안정화: 대지주변의 사도(私道)를 공도(公道)로 만들거나, 옹벽·절개지·사도를 필지에 통합하면서 안정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1, 31, 33번지의 경우에는 환형도로를 중심으로 비교적 균등한 필지규모로 분할하고, ‘ㄷ’, ‘ㅁ’자형 등 2~3개의 한옥유형을 일률적으로 배치한다. 반면 11번지는 내부 주도로와 경사도에 맞게 순차적으로 조성되어 필지의 규모가 제각각으로 형성되었고, 다양한 필지에 조성된 도시한옥 또한 ‘ㅂ’자 연립형, 튼 ‘ㅁ’자형, ‘ㄷ’자형, ‘ㅡ’자형, 결합형 등 다양한 유형과 규모로 조성되는 특징이 나타난다.
가회동11번지는 현존하는 도시한옥주거지 중에 구릉지에 개발된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앞서 11번지의 개발특성에서 본 바와 같이 주변의 1, 31, 33번지와도 차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적 특성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도시보존 연구나 정책이 단위건물의 보존뿐만 아니라 각각의 지형적·지역적 특성에 맞는 면적인 도시보존 연구나 정책이 되어야하며, 11번지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