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2022.05, 제66권 제6호(통권 제517호)
오래된 건축형식으로서 한옥건축은 이십세기에 나름대로의 도전과 진화의 단계를 겪는다. 십구세기의 한옥건
축에 견주어 앞서 언급한 네 가지 한옥건축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근대를 마주한다. 나는 이러한 ‘과정으로서의
근대’를 근대건축의 속성으로 이해한다. 1900년 한옥건축이 낯선 공간형식을 수용하고, 1930년대 도시한옥이 근
대도시주거지에 적응하고, 1960년대 광화문이 시대의 요구에 따라 철근콘크리트의 구법과 전통건축양식을 절충
하고, 1970년대 하비브하우스는 한옥건축을 미국대사관저라는 이국적인 기능과 목적에 맞게 번안하였다. 이 한
옥건축의 수용과 적응과 수용과 번안의 이력을 살펴보니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전통건축과 구별하여 건축의 근대
를 편년하거나, 양식으로 구별하여 근대건축의 범주를 설정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근대건축을 모색하는 과정’
이 곧 근대건축이고, 목적에 합당하게 건축의 혁신이 있었는가가 ‘근대건축의 범주’를 설정하는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