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역사연구, 2004, Vol.30 No.4, pp.125-138.
‘북촌의 튼ㅁ자형 한옥’은 ‘경기형 튼ㅁ자형 한옥’이 도시필지에 놓이면서 변형된 한옥유형으로 1912년 이전의 옛 필지에서 뿐 아니라, 1930년대에 형성된 도시한옥주거지에서도 널리 분포하고 있다. 경기형 튼ㅁ자형한옥에 견주어 북촌의 튼ㅁ자형 한옥의 구성과 성격을 다음과 같다.
첫째, ‘북촌의 튼ㅁ자형 한옥’은 ‘경기형 튼ㅁ자형 한옥’이 도시필지에 놓이면서 변형된 한옥유형이다. 도시의 좁은 대지에 놓이면서, 튼ㅁ자형 한옥의 주변에 여러 가지 모양으로 놓여있던 외부공간은 안마당과 바깥마당으로 집약된다. 바깥마당은 바깥채의 앞쪽에 좁은 폭으로 남겨진다. 도시의 작은 필지에 놓이면서 안채와 바깥채, 안마당과 바깥마당으로 구성된다.
둘째, 튼ㅁ자형 한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필지가 적정규모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필지의 비례이다. 바깥채의 남쪽으로 좁지만 분화된 바깥마당을 갖기 위해서는 남북방향이 동서방향보다 약간 긴 필지가 튼ㅁ자형 한옥을 구성하기에 유리하다.
셋째, 바깥채는 안마당과 바깥마당에 양쪽으로 면하면서 보다 개방적인 공간으로 역할하게 된다. 한편 웃방꺾음집이라 불리는 ㄱ자형 안채의 평면의 성격은 거의 변화가 없는데, 안마당에 면하여 안방이 반 칸 물리는 평면형식이 보편화된다. 그 부분의 창을 통하여 안방에 채광과 환기가 가능하게 되며 안마당과 문간을 살필 수 있다. 꺾이는 부분은 기둥머리에 부재가 집중되는 부분이어서, 반 칸 간격으로 두 개의 기둥이 놓임으로써, 하중을 분담하고 안정된 구조체계를 가지게 된다.
ㄷ자형 도시한옥은 ㄱ자형 안채와 일자형 문간채가 일체화된 ㄷ자형으로 진화되면서 완성된 것이다. 그것은 서울 도성안과 도성주변부에 근대 주거지가 형성되는 1930년대에, 새롭게 만들어진 전통적인 도시주택유형이다. 한편 북촌의 튼ㅁ자형 한옥은 근대 이전부터 북촌에 있어왔던 주거유형이다. 그것은 경기지역의 튼ㅁ자형 한옥이 도시조직위에 놓이면서 부분적으로 구성과 성격이 변이(mutation)된, 또 하나의 전통적인 도시주택유형으로 정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