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역사학회 논문집, 제 14권 44호, 2005. 10
1920년대 1930년대에 근대도시 경성에 등장한 네 가지 새로운 종류의 한옥은 그 이전의 한옥들과는 구별되는 ‘근대성’을 내포하고 있다. 첫째, 근대도시라는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고 있다. ㄷ자형 한옥은 좁은 필지에서 ‘유형학적 질서’에 따라 도시주거지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도시주택유형이며, 그것은 연립한옥을 통하여 그 속성이 확인된다. 이층한옥상가는 주거에 상가기능이 입체적으로 결합되면서, 근대도시에 적응하고 있다.
둘째, 표준화된 목재와 간략화된 구법은 전통적인 재료와 구법과 구별되는 근대성이다. 얼핏 보기에 유사하지만, 근대적 생산방식으로 조성된 것으로 ‘근대한옥’이다. 다섯치 각, 열여덟자 길이의 목재소에서 재재한 목재가 합리적인 방식으로 사용되었다.
셋째, 근대교육을 받은 건축가에 의해 제안된 개량한옥의 평면은 전통한옥의 평면을 근대적 시선으로 재해석한 결과이다. 이는 ㄷ자형 도시한옥평면과 함께 현대의 집합주택 평면으로 진화된다. 전통주택과 현대주택을 이어주는 고리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대성’을 평가할 만 하다.
넷째, 이 새로운 한옥들은 서구와 일본을 통해 이식된 ‘근대건축물’과 더불어 근대경성의 도시경관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조선총독부건물이나 석조전등의 기념비건축과 비교할 때 규모가 작고 그 프로그램도 일상적이지만, 서울의 근대적 주체가 누구인가를 생각할 때 보다 그 의미는 명확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