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가옥의 기구한 역사
MBC 라디오 북클럽 김소영입니다, 살책산책
박태근: 조선의 왕가나 양반가의 그런 가옥만 한옥이라고 불러야 되냐, 아니면 일제강점기에 대량 개발된 북촌의 소규모 한옥도 한옥으로 포함시켜야 되냐? 이 저자는 ‘한옥이라는 게 굉장히 오랫동안 변화하고 적응해 온 어떤 가옥의 양식이기 때문에 이 정의를 좀 최대한 느슨하게 하는 게 좋다’라고 말합니다. 이런 예도 들어요. 근대 시기에 개조된 한옥들은 가 보면 짧은 처마를 보완하기 위해서 함석 물받이를 받쳐 둡니다. 물이 바로 들어가니까.
김소영: 그죠. 불편하니까,
박태근: ‘그런 변화의 폭들은 우리가 한옥이란 큰 범주에서 이거를 같이 이해해야지, 자꾸 한옥의 정의를 좁혀서 “야, 이건 전통이고 전통을 보존해야 돼”라고 하면서 실제로 한옥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담아내지 않고 정말 어떤 역사의 한 시점에 고정돼 있는 그 모습만 집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것 아니가’라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김소영: 근데 이거 참 명쾌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한국 사람들이 살아가는 집이고 변화하고 적응해 나가는 것이니까 한옥은 이런 것이다’라는 정의를 내려 준 책, 굉장히 왠지 (책에) 사진도 많을 것 같고요.
사IN, 일제강점기 한옥도 ‘전통’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한옥은 조선시대, 양반 중에서도 최상류층이 거주하는 넓은 집이다.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이런 집은 대부분 사라졌다. 그 자리를 채운 게 도시한옥이다. 기와지붕을 비롯한 한옥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되 더 작고 실용적으로 만들었다. (…) 정기황 작가는 당시 집주인들의 이중적 욕망이 주거 형태에 반영되었다고 말한다. “‘조선 사람’이라는 정체성과 신분 상승의 꿈이 작은 기와집이라는 형태로 발현됐다.”
한겨레21, 박물관 오브제가 된 한옥, 현대화를 허하라
“한옥에 대한 허구적이고 고정적인 모델이 있다. 여기서 벗어나면 안 되니 건축가들의 상상력도 제한된다. 한옥이 현대에 맞게 바뀌지 않으니 한옥에서는 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의 오브제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