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문화 2002년 11월
다세대주택을 새로운 도시건축유형으로 평가할 만한가? 다세대주택은 주택건설시장에서 여전히 양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주택공급율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다세대주택은 도시한옥주거지의 역사경관을 훼손하고, 주민들의 삶의 방식도 바꾸어 버렸다. 그 실체를 인정하면서도 나는 아직 다세대주택을 완성된 도시주택유형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도시한옥의 마당이나 문간에 함축된, 도시주택유형이 가져야 할 덕목들을 아직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다세대주택이 이 시대의 도시주택유형으로서 평가받기 위해서는, 개발방식을 필지단위에서 골목단위로 전환해야한다. 단독주택 설계가 아니라, 주거지 설계를 유도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주민들의 인식도 바꾸어져야한다. 여러 도시건축가들의 작업을 통하여 다세대주택이 2000년 우리나라의 새로운 도시주택유형으로 진화되고 완성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