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55 서울건축읽기(서울문화재단)
아파트에 가까운 아파트
월곡동, 장위동, 석관동은 아직도 아파트가 드문 곳이다. 1960~70년대에 부흥주택, 신흥주택, 문화주택이라 불리는 주택단지가 대규모로 개발되었고, 지금도 건재하기 때문이다. ‘새석관시장 상가아파트’는 천장산 북사면의 주택단지 대로변에 1971년 지어졌다. 도로를 따라 건물을 배치하고 중심을 비운 중정형으로 유럽에서나 볼 법한 건축물이다.
새석관시장 상가아파트는 낡은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가아파트의 복합적인 특징과 의미를 잘 보여준다.
간선도로와 보도에 면해 1층은 상가, 2~3층은 주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흥주택가 방향으로 ‘ㄷ 자’로 배치되어 중정에 시장이 있다. 현재 건축물대장상에는 근린생활시설, 시장, 아파트로 등록되어 있다. 현재 아파트(단지)와 비교해보면, 도시(환경) 미관 개선과 근린성 확보를 위한 상가(근린생활시설),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공간인 시장, 도시 이용 밀도를 높이는 아파트 등 입체적인 도시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즉 단지 거주민의 주거만을 위한 폐쇄적 유형이 아니라 도시와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고민한 유형으로 도시·건축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상가아파트는 도시적 맥락(도시 가로의 구성)을 고려한 배치와 직주근접을 통해 도시의 토지 이용 집약도를 높이고, 물리적 거리와 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법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주거 유형이다. 최근 아파트 계획에서 혁신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생활가로’ 수법을 오래전에 실현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